엄마아빠 모시고 해외 나가는 게 처음이었다. 남편이랑 나, 칠순 넘긴 부모님 두 분, 이렇게 넷이서 다낭·후에·호이안 4박5일. 출발 전에 걱정이 많아서 수첩에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는데, 다녀와 보니 이게 은근 쓸모가 있어서 그대로 옮겨 본다. 우리처럼 부모님 모시고 가는 분들한테는 도움이 될 듯.

체크 1. 내가 일정 짜야 하나? → 아니었다

패키지라고 하면 쇼핑센터 끌려다니는 것부터 떠올랐는데, 이건 우리 가족 넷만 타는 차에 기사님+가이드가 붙는 단독투어였다. 티그룹에 부모님 모시고 간다고 미리 말했더니 일정 자체를 느슨하게 다시 짜줬다. 첫날은 아예 가이드 없이 호텔 체크인하고 쉬는 날. 처음엔 어, 방치인가 싶었는데 밤 비행기로 지친 부모님한텐 그게 정답이었다.

바나힐 골든브릿지 가족사진

골든브릿지. 엄마가 여기서 찍은 점프샷을 카톡 프사로 해놓으셨다.

체크 2. 부모님 체력으로 되는 일정인가

이 코스의 최대 고비는 후에다. 다낭에서 차로 왕복 세 시간쯤 되는데, 하이반 패스에서 사진 찍느라 한 번 서고, 랑코에서 점심 먹느라 한 번 서니까 생각보다 견딜 만했다. 그리고 후에서 1박 하고 오는 일정이라 당일치기처럼 뻗지 않는다. 이게 신의 한 수. 카이딘 황릉은 계단이 좀 있어서 아빠가 중간에 한 번 쉬었고, 동바시장은 엄마가 제일 신나 했다. 열대과일을 봉지째 사 오심.
 

후에 카이딘 황릉

아침 안개 낀 카이딘 황릉. 사진이 실물을 반도 못 담는다.

체크 3. 더위 — 생각보다 도망갈 데가 많다

한낮 후에 왕궁은 솔직히 덥다. 양산이랑 부채 필수. 대신 셋째 날 티엔무 사원은 보트 타고 강바람 맞으며 가서 부모님이 제일 좋아하셨고, 마지막 날 바나힐은 해발 1,487m라 시내보다 확 시원하다. 케이블카에서 엄마가 무섭다고 내 팔을 잡았는데 내리고 나서는 또 타고 싶다고 하셨다. 오행산 내려와서 마신 콩카페 코코넛 커피는 아빠가 한국 가서도 얘기함.
 

티엔무 사원

티엔무 사원. 보트에서 내려서 올려다보면 목이 아플 만큼 높다.

체크 4. 숙소랑 밥 — 부모님 입맛이 문제인데

다낭 숙소는 레샌즈 오션프론트라고 바다 바로 앞이라, 아침에 커튼 열자마자 엄마가 감탄사부터 나왔다. 후에는 임페리얼 호텔. 밥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무난했다. 랑코 해산물 점심이 제일 반응 좋았고, 호이안 야시장에서는 등불 구경하느라 밥이 뒷전. 아빠는 쌀국수보다 반쎄오파였다. 매운 거 못 드시는 엄마를 위해 가이드님이 식당마다 미리 말해준 것도 고마웠던 부분.
 

바나힐 프렌치빌리지 노을

해질 무렵 바나힐 프렌치 빌리지. 여기가 베트남이라는 걸 자꾸 까먹게 된다.

체크 5. 이 여행사 믿어도 되나 — 후기부터 뒤졌다

예약 전에 티그룹 카톡 후기를 한참 훑었는데, 특이하게 골프 손님이 유독 많았다. 우리는 골프 안 치는데 싶다가, 후기마다 기사님 칭찬이 반복해서 나오는 걸 보고 마음을 정했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여행이라 기사님이 좋으면 반은 성공이니까. 결과적으로 맞는 판단이었다.

예약 전에 봤던 실제 카톡 후기들 (성함 비공개)
티그룹 고객 카톡 후기 1티그룹 고객 카톡 후기 2티그룹 고객 카톡 후기 3

“기사님도 넘 착하고” · “덕분에 좋은 골프장에서 라운딩 하고 왔습니다” · “새해 항상 건강하시고” — 티그룹 실제 고객들

마지막 정리. 아쉬웠던 것: 한낮 후에 왕궁 더위, 그리고 4박5일이 부모님한텐 살짝 빠듯해서 하루만 더 있었으면 싶었던 것. 좋았던 것: 그 외 전부. 지상비는 1인 50만원대 후반이었고 넷이 전용 차량에 가이드까지였으니 계산은 각자 해보시길. 부모님 모시고 갈 계획이면 카카오톡에서 티그룹 검색해서 어르신 일정이라고 미리 말해두면 된다. 우리 엄마는 요즘도 골든브릿지 사진을 프사로 쓰신다. 그게 후기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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