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봄, 베트남으로 골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달랏과 나트랑, 두 도시에서 정말 잊을 수 없는 라운딩을 경험했는데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달랏 팰리스 골프클럽 - 100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

달랏에 도착한 첫날 아침,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바로 달랏 팰리스 골프클럽(Dalat Palace Golf Club)이었습니다. 이곳은 1922년에 9홀로 시작해 1930년대 초에 18홀로 완성된 베트남 최초의 골프장입니다. 베트남의 마지막 황제 바오다이가 프랑스 여행 후 건설을 추진한 역사적인 장소죠. 거의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많은 골퍼들의 발걸음을 받아온 곳입니다.

달랏 시내 중심부, 쑤안후웅 호수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성이 정말 좋았습니다. 달랏 공항에서는 약 30km 거리로 차로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시내에서는 불과 7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요.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튜더 스타일의 건물은 100년 전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더군요. 화려하지 않지만 편안하고, 허름해 보이지만 품격이 느껴지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코스 정보
- 홀 수: 18홀
- Par: 72
- 전장: 7,009야드
- 해발고도: 약 1,500m

해발 1,500m 고지대에 위치한 이곳은 달랏 특유의 시원한 기후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봄철 아침에는 약간 서늘할 정도였는데, 라운딩하기에는 딱 좋은 온도였습니다. 연중 18~23도 정도를 유지한다고 하니, 언제 가도 쾌적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스는 달랏의 부드럽게 굴곡진 언덕을 따라 설계되어 있어서, 매 홀마다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쑤안후웡 호수를 내려다보며 치는 샷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소나무 숲 사이로 난 페어웨이, 곳곳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들까지... 달랏이 '꽃의 도시'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페어웨이와 그린에는 미국에서 수입한 벤트그라스를 사용하고 있어서 잔디 상태가 매우 좋았습니다. 그린은 빠르고 기복이 있어서 퍼팅에 집중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홀은 3번 홀이었습니다. 우도그렉 Par 4 홀인데, 완전히 꺾이는 형태라 전략적인 샷이 필요했습니다. 티샷에서 거리를 잘 내야 우도그렉 내리막에 있는 그린을 공략할 수 있었죠.

캐디분들도 정말 전문적이었습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골프장답게 코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영어 구사도 잘 되어서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KN 골프 링크스 캄란 - 그레그 노먼이 빚어낸 링크스 코스

달랏에서의 라운딩을 마치고 나트랑으로 이동했습니다. 나트랑 인근 캄란에서는 KN 골프 링크스(KN Golf Links Cam Ranh)를 찾았습니다.

이 골프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전설적인 골퍼 그레그 노먼(Greg Norman)이 설계한 진정한 링크스 스타일 코스라는 점입니다. 아시아에서 이런 형태의 링크스 코스를 만나기는 정말 드문 일이죠. 2018년에 개장한 이곳은 캄란 국제공항에서 단 5분 거리, 나트랑 시내에서는 약 20분 정도 떨어진 롱비치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코스 정보
- 홀 수: 18홀 챔피언십 코스 + 9홀 오아시스 코스 (총 27홀)
- Par: 72
- 전장: 7,010야드 (챔피언십 티 기준)
- 설계: 그레그 노먼
- 개장: 2018년

클럽하우스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진 것은 대자연과의 조화였습니다. 800헥타르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에 8km의 해안선을 끼고 있는 이곳은, 스코틀랜드의 링크스 코스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코스는 구불구불한 모래 언덕 위에 조성되어 있어서, 가장 높은 지점과 낮은 지점의 고저차가 무려 50m에 달했습니다. 나무가 거의 없는 오픈된 지형에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치는 골프는 정말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페어웨이에는 세심하게 관리된 조이시아 잔디가 깔려 있었고, 하얀 모래사장과 푸른 남중국해의 물빛과 아름다운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린에는 티프 이글 버뮤다 잔디를 사용하고 있어서 퍼팅감도 훌륭했습니다.

링크스 코스의 특징답게 자연스러운 기복과 굴곡이 많았고, 대부분의 홀에는 런오프 지역이 있어서 전략적인 샷 플레이가 필요했습니다. 바다 가까이 위치해 있어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특히 고지대에 있는 홀들은 바람이 강할 때 더욱 도전적이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홀은 10번과 15번 Par 4 홀이었습니다. 두 홀 모두 바다를 향해 내리막으로 이어지는데, 약 10km 앞바다에 떠 있는 세 개의 작은 섬을 바라보며 샷을 하는 순간은 정말 잊을 수 없었습니다.

18홀 외에도 9홀 오아시스 코스가 있어서 총 27홀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아시스 코스는 9개 홀 중 8개 홀에 워터 해저드가 있어서 링크스 코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습니다. 야간 조명 시설도 갖춰져 있어서 늦은 오후에 도착해도 라운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IMG가 관리하는 이곳은 시설과 서비스 모두 5성급 수준이었습니다. 클럽하우스에서는 주변 풍경과 캄란만의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었고, 라커룸, 레스토랑, 프로샵 등 모든 시설이 완벽했습니다. 캐디분들도 GPS 시스템을 활용해 정확한 거리를 알려주었고, 코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3월에 베트남을 찾은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달랏은 시원하고 상쾌한 날씨로 라운딩하기에 완벽했고, 나트랑은 따뜻하면서도 바다 바람이 불어와 쾌적했습니다.

베트남 골프의 가장 큰 장점은 연중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11월부터 4월까지의 건기가 골프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맑은 날씨와 적당한 기온, 낮은 습도로 편안하게 라운딩을 즐길 수 있습니다.

골프장 이용 팁
- 티오프 30분 전에는 반드시 체크인해야 합니다
- 베트남 골프장은 기본적으로 2인 1카트 시스템입니다
- 캐디분들께는 18홀 기준 40만~50만 동 정도의 팁을 드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복장은 카라 셔츠와 반바지 착용 가능합니다
- 클럽 대여도 가능하지만, 본인 클럽을 가져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달랏과 나트랑 캄란, 두 지역에서의 골프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달랏 팰리스는 100년 역사가 만들어낸 클래식한 아름다움과 고산지대의 시원한 기후가 일품이었고, KN 골프 링크스는 그레그 노먼의 설계 철학이 살아있는 진정한 링크스 골프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은 이제 단순히 저렴한 골프 여행지가 아닙니다. 세계적 수준의 골프장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각 골프장마다 독특한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부터 최신 시설을 갖춘 리조트형 골프장까지, 선택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이번 봄, 베트남 골프 여행은 제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즐기는 골프, 합리적인 비용,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골프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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